비타민(티아민) 부족과 뇌병변 장애

 

비타민이 부족해서 뇌병변 장해를 입게 되었다면 쉽게 이해가 안된다. 그러나, 비타민이 부족하면 뇌가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학창시설 생물시간에 비타민이 부족하면, 야맹증(비타민A부족), 각기병(비타민 B1, thiamine), 괴혈병(비타민C), 구루병(비타민D) 등이 발생한다고 암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비타민B1이 부족하면 베르니케뇌병변이 발생한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실제 위(소화기) 수술을 받고 나서 영양부족상태에서 비타민이 공급되지 않아 베르니케뇌병변이 발생한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환자(사고당시 65, 남자)2011. 6. 16. 부산소재 병원에서 요추 4-5번 척추관협착증 진단하에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복부팽만을 호소하자, 의료진은 2011. 6. 20. 복부 CT검사를 시행하고, 환자를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였다.

 

전원된 병원 의료진은 지역병원에서 시행한 복부CT영상을 검토하고, 환자를 급성 복막염(acute panperitonitis)으로 진단하고, 2011. 6. 20. 15:25경 응급으로 개복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소견상 에스장 결장 천공으로 인해 복벽과 소장으로 둘러싸인 5cm×5cm 크기의 농양 및 농양주위에 소장이 심하게 유착되어 소장 폐색이 확인되었으며, 농양에 인접한 복벽에 괴사가 확인되었다. 의료진은 농양 제거 및 소장유착박리술, 에스장결장 조루술을 시행하였다. 의료진은 수술 직후부터 환자에게 금식조치를 하였고, 2011. 7. 7.부터 8. 7.까지 약 한달동안 환자의 우측팔에 말초삽입형 중심정맥관(PICC, 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 장기간 정맥내 항생제, 영양제 또는 약물 등을 투입할 때 사용)을 삽입하여 이를 통해 카비벤(kabiven)을 공급하는 경정맥 영양요법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경정맥 영양요법과 별도로 2011. 7. 14.부터 미음을 섭취하였고, 7. 15.부터 죽을 섭취하였다. 의료진은 2011. 7. 21. 수술부위 봉합을 위해서 7. 20.부터 금식조치를 하였다가, 봉합수술 이후 다시 죽을 섭취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환자가 어지러움, 오심, 구토 증상을 보이자, 8. 3.부터 다시 금식조치를 하였다. 환자는 2011. 7. 23.경 오심과 구토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여, 8. 2.까지도 지속적으로 오심과 구토증상, 심지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보행을 거부하였다. 의료진은 8. 3.경 다시 금식을 지시하였고, 금식부터 오심과 구토증상은 없었으나 어지러움을 호소하였다. 환자는 8. 5.경 멍한 표정을 보였으니 질문에 대답을 잘 하였다. 환자는 8. 6.경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으려 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하였고, 8. 7.경 멍한 눈빛을 보이며 몇 번씩 질문해야 대답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였다. 보호자는 8. 6.경 의료진에게 환자의 눈빛이 이상하고 한번씩 헛소리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의료진은 위 기간동안 환자에 대하여 뇌MRI검사를 시행하지 않았고, 비타민 B1(티아민)을 투여하지 않았다.

 

환자는 2011. 8. 7. 다른 대학병원으로 전원이 되었고, 전원된 대학병원 의료진은 환자에 대한 뇌MRI검사를 시행하였다. 영상검사소견상, 액체감약반전회복(FLAIR, 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영상, T2 강조영상 등에서 제3뇌실(3RD ventricle) 주변의 시상(thalamus)과 수도관(adueduct) 주변에 불분명한 고신호(ill-fined high signal)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의료진은 영상소견을 기초로 환자에 대하여 베르니케 뇌병증으로 진단하였다. 의료진은 뇌병변 진단후 환자에게 티아민을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환자는 티아민을 투여 받은 이후 구토와 오심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환자는 신기하게도 다음날인 8. 8. 가족들을 알아보기 시작하였고, 혼동과 안구진탕 증상을 보였다. 환자는 이후 계속하여 다른 병원을 전전하면서 베르니케 뇌병변에 관한 진료를 받았다. 현재 환자는 복시, 섬망, 어지러움은 호전되었으나, 심한 기억장애(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정도), 이상행동 및 성격변화(공격성, 게을러짐, 망상, 식탐, 무감동, 자발성 감소, 주의 부족, 통찰력 저하, 말수 감소, 의미치매, 강박증, 성급함, 터무니 없는 익살, 수집행동, 부적절한 언행, 안절부절 못함, 배회, 대소변 실금 등)을 보이고, 신경심리검사상 뚜렷한 기억력 저하 소견을 보여 치매판정을 받았다.

 

베르니케 뇌병증은 티아민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신경학적 합병증이다. 주로 만성 음주로 인한 심한 영양결핍상태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장기간의 금식, 임신 오조(惡阻), 신경성 식욕부진, 고농도 경정맥 영양공급, 양성 종양, 혈액투석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베르니케 뇌병증 발생의 주요 원인은 티아민의 결핍이다. 티아민은 탄수화물 대사, 신경전달물질 생성, 지질대사, 아미노산 변형, 신경조절에 관여하므로 결핍시 산화성 손상, 미토콘드리아 손상, 신경파괴를 일으킬수 있으며, 흥분성, 억제성 신경전달에 영향을 미치고 뇌백질 손상을 유발한다. 뇌손상 기전이 명확하지는 아니하나, 뇌내대사 억제와 혈관내 장벽 손상, 흥분성 독성 반응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체는 2-3주 분의 티아민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섭취량이 충분하지 아니하면 빠르게 소진되며 염증상태일때는 더 빠르게 고갈되어 증상을 나타낸다.

 

베르니케 뇌병변시 기본적으로 나타나는 임상증상은 안구마비, 운동실조, 혼돈이다. 복시, 동공변화, 망막출혈, 시각/청각장애, 어지러움, 피로감, 무력, 흥분, 경련, 혼수, 기억장애, 우울, 저체온, 심비대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영양 섭취가 저하된 환자에서 의식변화나 기억력 장애가 나타나고, 안구운동장애, 운동실조가 나타나면 베르니케 뇌병변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감별진단을 위해서는 뇌CT, MRI를 촬영한다. 부분적 이상소견이 나타나고, 특히 베르니케 뇌병증의 뇌 MRI소견은 T2 강조영상에서 중피뇌계와 유두체, 시상내측에서 대칭적인 고신호 강도에 의해 뇌실 주변의 병변이 구분되어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보통 베르니케 뇌병증의 진단은 임상 양상으로 판단하지만, MRI에서 특징적인 모습이 나타나면 확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는 티아민을 공급하는 것이다. 보통 하루에 필요한 티아민 섭취 요구량은 1-2mg이나 급성기에는 하루 100mg5일 정도 정주하며 십이 섭취가 가능해지만 경구 투여로 보충한다. 충분한 티아민의 공급을 통하여 환자의 증상은 대개 호전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장기간의 티아민 결핍시에는 비가역적일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위장관 수술로 인해 장기간 금식을 하고 경정맥 요법에 의한 영양공급을 시행할 경우 환자의 안녕을 위해서는 티아민을 포함한 수용성 비타민을 추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건에서 재판부는 환자가 25일 기간 동안 금식을 하는 과정에서 오심과 구토 등으로 경구를 통한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는데, 의료진이 경정맥 영양공급 이외에 티아민을 포함한 수용성 비타민을 공급하지 않은 것은 일반적인 의료수준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환자가 구토와 오심 증상을 보인 이후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이를 이유로 보행을 거부하며, 멍한 표정을 하고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아니하거나 질문에 대한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 의식저하 증상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베르니케 뇌병변을 의심하여 뇌MRI 검사를 시행하여 않은 것도 과실이라 평가하였다. .

Posted by 이인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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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루루 2021.07.19 1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어떤 판결이 나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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