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문변호사의 길

 

1. 의료소송과 인연을 맺게 된 사유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경제학적 법칙에 예외는 있기 마련이다. 1999년 하나님의 은혜로 재학중(4학년 2학기) 결혼과 재학중 합격(사법시험 제41)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행운아가 되었다. 사법연수원을 입소한 2000. 3.경 아내가 임신을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기뻐하였지만, 호사다마라고, 기쁨은 잠시, 곧 자연유산 및 아내가 소파수술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닥쳐왔다. 그때 아내가 받은 신체적, 정신적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경희대학교쪽 산부인과의원을 찾아갔는데, 그때 수술을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는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담대하라라고 성경말씀을 전하였다. 남편의 직업을 물어보고서는 사법연수생이라고 하니, 국내 의료법 전문가가 없다고 하면서의료법을 공부해 보라고 권면하였다. 그때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었는데, 그것이 의료전문변호사로 출발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나의 인생은 그 방향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0017월 사법연수원 2년차때 전문기관 연수를 받는다. 나도모르게 대한의사협회에 연수를 신청하였고, 20명의 연수원 동기와 함께, 제약회사, 서울대학교병원 등을 견학하고, 마지막으로 의료소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법률사무소를 방문하였다. 법률사무소는 3곳이었는데, 내가 방문한 곳은 우리나라에서 의료소송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법률사무소로, 신현호 변호사(사법연수원 16, 고려대)였다. 나를 포함하여 5명 정도의 동료연수생은 신현호 변호사님과 상견례를 하고 헤어졌고, 이것이 신변호사님과 첫 인연이 되었다.

 

2001. 12.경 사법연수원 수료를 앞두고 성적이 좋지 않아 법원이나 검찰은 지원조차 할 수가 없었다. 연수원 입학 성적은 너무 좋았지만, 2년간 열심히 논 덕분에 졸업성적은 형편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심 법원이나 검찰조직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로펌에 가는 것보다 전문적인 분야를 선택하여 전문화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시간이 지난 후에 훨씬 더 멋있는 변호사가 될 것이라 기대를 하였다. 당시만 해도 전문화를 하지 않더라도 변호사로 개업하면 먹고 사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리하여 2002. 1.부터 2005. 7.말까지 36개월간 신현호 변호사님과 함께 근무를 하게 되었다.

 

20059월 개업 변호사를 시작하였고, 의뢰인들은 의료소송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의료사건을 의뢰하였다. 사건을 통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다른 동료변호사와 함께 진료기록부를 읽고 해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고대 법무대학원 의료법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였고, 연대 보건대학원 의료와 법 고위자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개설한 보건의료생명윤리과정도 수료하였다. 해당 분야 전문의 선생님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하고, 연구 간호사와 함께 스터디를 계속하였다. 의학용어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게 되고, 판례를 통한 의식지식도 늘어났다. 각자의 영역에서 장단점이 있겠지만, 환자와 의료인간 간에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보람된 부분이 많이 있었다.

 

2. 의료소송을 하면서 느낀점

 

어느새 의료소송을 경험한지 만 16년이 되었다. 강산이 한번 바뀐 시간이 흘렀고, 두 번 바뀌려고 한다. 지난 시간 동안 의료소송을 진행하면서 산부인과에서 분만사고와 관련하여 산모는 뇌경색으로 반쪽마비를, 아기는 뇌성마비가 된 사건에서부터 산모, 아기 모두 사망하는 경우까지 신이 조합할 수 있는 최악의 케이스도 경험하였다. 또한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연합하여 의원 앞에서 시위를 하자 의원 원장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사설 경호원을 부르고, 그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여 서로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 고발하여 결국 법원에 가서 법의 심판을 받는 것도 경험하였다.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것이 의료진의 과실에 의한 것이든 그렇지 않든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나 가족들은 우선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면, 가사 의료진의 과실이 개입되지 않은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의료분쟁화되었다. 그러나 의료사고로 법률적 상담을 의뢰하는 대부분의 환자나 가족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심각한 수준 그 자체였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으며 진료를 하고 있지만, 의료사고가 발생한 임상현장에서는 의료진은 더 이상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 아닌 불신과 투쟁의 대상이 되었다. 진료기록부를 복사하는 과정에서부터 불신과 의혹은 시작되어 법원으로부터 최종판결을 받을 때까지 의심은 여전하였다. 이제는 의사와 환자간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더 이상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으니, 대한민국 전문가들은 신뢰회복을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3. 의료소송 전문가로서 진단한 문제점

 

첫째,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감정이나 조정기구가 없다. 20123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발족하여 의료사고에 대하여 직권증거조사를 토대로, 감정 및 조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망이나 의식불명, 1급 이상 장애사건에 한해서만 자동개시가 되고, 나머지 사건들은 상대방이 조정신청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또한 자동개시가 되더라도 신체감정절차는 불가능한 문제가 있다. 감정부에 상임감정위원이 있지만, 해당 분양 전문의가 아닌 경우 외부 전문위원의 견해를 의학적으로 견제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가재는 게편이다팔이 안으로 굽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라는 속담이 더 이상 의료사고 감정이나 분쟁해결에 등장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국가가 예산을 들여 한조정중재원을 만든 이상, 모든 사건에 대하여 감정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인 보완을 하고, 신체감정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둘째, 의료전문변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상당수의 의사 출신 법조인이 탄생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환자측 입장에서 전문가인 의사들을 상대로 싸우는 의료전문변호사는 그다지 많지 않다. 또한 의료전문변호사들 역시 환자측과 의사측 쌍방을 대리하다보니, 환자측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셋째, 의료전문변호사로서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아무리 의료를 전문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한 분야에 10년 이상을 공부한 의사만큼 알 수가 없고, 의료사고가 발생한 영역은 의학교과서에 있는 내용보다는 논문이나 case report에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넷째, 의료소송은 한사건 한사건 전부가 억울한 사건이고, 인생이 걸린 사건이며 기록은 방대하고 두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전문변호사 한명이 이를 전부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다섯째, 재판부의 시각이다. 의료소송은 어떤 재판부를 만나느냐에 따라 환자측의 소송수행이 탄력을 받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한다.

 

여섯째, 진료기록을 기재하지 않거나, 추가기재, 임의정정, 변조, 화이트지우기, 부실기재에 대한 명확한 처벌규정 및 행정규제가 뒷받침 되어야 하고, 특히 업무상 중과실을 범하여 환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악영향을 준 의료진에게는 일정기간 자격에 대한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Posted by 이인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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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25 2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사사건에 부검의가 있는거 처럼 의료사고만을 가리는 의사가 있어서 변호사와 같이 할수는 없는건가요? 그 어디서도 감정 진단서 잘 발급 안해줍니다....

  2. 상철진 2019.09.03 07: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담요
    전화번호 부탁 요함

  3. 2019.10.01 1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이재현 2020.01.28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기요합의금받앗는데요엄마랑아빠랑썻어요전합의금의모구요저한테줘야하는거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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