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과 혈전용해제(업그레이드 버젼)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뇌경색은 뇌동맥이 혈전이나 공기 등으로 막혀서 산소나 영양분 공급이 되지 않아 신경조직이 손상되는 것이고, 뇌출혈은 뇌혈관이 파열되어 피가 뇌혈관 밖으로 나가서 혈종 등을 형성하여 한정된 뇌공간을 차지하여 뇌압을 상승시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환자가 마비가 되거나 구음장애, 의식소실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뇌경색을 치료하는데는 뇌경색 증상 발생시점부터 3시간 또는 4시간 30분안에 정맥내 혈전용해제 t-PA를 사용하는 경우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리하여 임상에서 이러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는데, 문제는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목적으로 사용한 혈전용해제가 뇌출혈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치료를 받기 위해 약물을 투여하는데 도리어 뇌출혈이 발생하였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기 전에는 적응증에 해당하는지, 투여금기사항은 없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뇌손상은 1차적 뇌손상과 2차적 뇌손상으로 구분되는데, 1차적 뇌손상은 추락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이나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혈전에 의한 뇌경색 등이다. 2차적 뇌손상으로 1차적 뇌손상으로 인해서 뇌압이 상승하거나 출혈이 확대되어 추가적인 뇌출혈이나 뇌수두증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여기까지는 그냥 의학적 근거 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것이다. 임상의학적으로 틀릴수가 있다는 말이니, 신경외과 전문의께서 보고 엉터리라고 놀리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의료체계를 양방과 한방으로 분류하여 교육제도와 면허제도를 이원화해서 관리하고 있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 6년을 졸업하고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의사면허증을 받아야 하고,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의대 6년을 졸업하고 한의사면허증을 받아야 한다. 의사와 한의사 모두의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양방과 한방의 이원화된 진료체계로 인해서 뇌경색 환자의 초기치료시스템과 의료사고 영역이 맞물리게 된다.

 

1. 뇌경색과 관련한 최초 의료소송케이스이다.

 

대학 동기 아버님이 60대 초반에 갑자기 구음장애와 편마비가 왔다. 119를 불러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간 것이 아니라, 평소 접근성이 좋고 친절하다고 생각되는 집근처 한방병원으로 급하게 내원하였다. 2005년경 한방병원 안에는 별도 의원을 두고(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실제는 고용되어 있지만, 형식은 한방병원 옆에 별도 의원을 개설하고 있는 형식임) 재활치료를 하거나, 영상장비 등을 활용하여 검사를 하였다.

 

한방병원에서는 우선 MRI 영상검사를 통해 좌측 뇌혈관부위에 뇌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하고, 침과 약물로 치료를 하였고, 약 한달뒤에 퇴원을 하였다. 그러나, 우측 손에 마비가 영구히 남게 되어 식사나 화장실 등에서 생활의 불편함이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반쪽 불구가 되어 생활하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비슷한 시기에 뇌경색 증상이 발생하여 119를 타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정맥내 혈전용해제를 사용하여 치료를 받았는데, 아무런 후유장애가 남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부터 대학동기 아버님은 최초 뇌경색 증상이 발병하였을 당시 자신이 양방병원을 가지 않고 한방병원을 간 것을 두고 크게 후회하였다. 그러다가 아들 친구가 의료소송 전문변호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은 한방병원에 가서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받지 못하여 반쪽 마비가 영구히 남게 되었으니, 한방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서 의료소송을 제기해 달라고 하였다.

 

필자는 당시 경험이 많지 않았던 탓에 아무런 겁도 없이 소송을 해 보자고 하였다. 지금같아서는 대한민국은 양한방 체계가 분리되어 있어서, 환자가 한방치료를 선택한 이상 한방치료과정상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 소송을 제기할수 없다고 친절히 설명하고 사건을 맡지 않았을 것인데, 당시에는 이러한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었다. 오직 믿는 것은 배짱과 한번 해보자는 자신감 말고는 없었다.

 

소장을 접수하였고, 상대방으로부터 답변이 왔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환자가 한방병원에 119를 타고 내원하였고, 한방진료절차에 따라 약물치료, 침치료, 재활치료를 하였다는 것이 답변을 전부였다. 원고측은 왜 양방병원으로 전원을 시키지 않았냐고 주장을 하였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1차 준비절차 기일에서 재판부 역시 원고측에게 동일한 취지로 설명을 하였다. , 우리나라는 진료체계가 이원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방병원에 가서 양방병원의 치료를 해 달라고 할 수가 없고, 한방병원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임상경험과 지식, 기술을 기초로 진료하고 치료하였으면 그 진료나 치료상 과실이 없다면 양방병원으로 전원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과실은 없다는 취지였다.

 

필자는 매우 난감하였다. 멋모르고 소송을 제기하였고, 자신감있게 시작은 하였지만, 첫 재판부터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한방상의 주의의무 위반을 입증하기 위해 강남역 부근에서 고등학교 2년 선배 한의사를 찾아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일단 한방은 약과 침치료인데, 침에 대해서는 특별히 손 댈 것이 없다고 하였다. 약물치료와 관련하여 과연 응급실에 내원한 뇌경색 환자에 대한 약물치료로서 적절한 약물용량과 약물종류가 선택되어 졌는가를 주장,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본초학회에 진료기록감정을 신청하기로 했다.(기존 의료소송에서 신경외과학회나 안과 학회 등 양방 의사들이 하는 학회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한의사들로 구성된 본초학회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으로 매우 익숙하지 않았다. 아마도 다른 대부분의 의료전문변호사들에게 본초학회는 낯설은 이름일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본초학회 감정회신문에는 약물 처방상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으로 회신이 되었다.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매우 난감한 문제였다. 재판을 시작한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지만,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가 친구 아버님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한방병원에서 매일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한번도 양의사를 본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받아본 환자라면 잘 알겠지만, 물리치료(표층열치료, 심층열치료, 전기자극치료 등)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물리치료 오더(order)를 내려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한번도 한방병원에서 의사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매일 물리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좋게 말하면 절차 생략이지만, 대놓고 말하면 건강보험 진료비 허위청구가 되는 것이다. 의사의 진료 및 지시 없이 진료 및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건강보험 진료비가 청구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관련 법이 개정되어 한의사도 물리치료를 직접 할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그러나, 위 소송을 진행할 때에는 한의사는 물리치료를 할 수가 없었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는 물리치료사는 의사 및 치과의사 지도 감독하에 물리치료행위를 할수 있다고만 규정이 되었고, 한의사는 물리치료사를 고용할 수도 없고, 물리치료사로 하여금 물리치료를 지시할수도 없었던 시절이다.(향후 의료기사법이 개정되어 물리치료사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감독하에 물리치료행위를 할수 있다고 한다면, 전국의 대부분 한의원들이 물리치료사를 고용하여 물리치료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동네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한의원이 의원보다 좀더 접근하기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일단 의료상 쟁점과는 관련이 없지만, 본능적으로 준비서면을 통해 이 부분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피고병원이 물리치료를 함에 있어서 환자를 직접 보지도 않고 바로 물리치료를 받게 하였고, 이는 분명히 위법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한방병원은 발칵 뒤집혔다. 자신들의 약점이 그대로 노출되었고, 이것이 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알려지게 되면, 기존에 의사 오더 없이 청구한 진료비는 전부 환수가 될 위험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들어간 2천만원의 치료비와 위자료 5백만원 합계 2500만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하고, 향후 민, 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조정을 하였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뇌경색 의료소송은 우여곡절 끝에 환자측의 일부승소로 종결되었다.

 

2. 뇌경색과 관련한 두 번째 이야기다. 부부간의 사랑애를 느낄수 있었고,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속담이 생각나는 케이스이다.

 

환자는 2008. 5. 26. 21:20경 차량에 들어가는 와이퍼를 제조하는 공장에서 파견근로자로 일하는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주로 담당하는 업무는 가로 0. 7cm, 세로 10cm 정도 크기의 작은 자동차 와이퍼 부품을 손으로 걸이에 거는 일을 하였는데, 외부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힘없이 의자 위로 쓰러졌다. 직장내 현장에 있던 관리자는 즉시 환자를 업고 승용차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활력징후는 혈압 120/80, 맥박 68, 호흡 20, 체온 36.5, 혈당 86으로 체크되었고, 심전도 시행, CT 촬영, 엑스레이 촬영을 하였고, 리식염수 500 ml 정맥주입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사지 위약감 없이, 질문을 하면 웃기만하고 엉뚱한 소리만 하였다. 의료진은 23:50뇌경색으로 임상적 진단 하에, 신경과에 입원조치하였다.(R/O cerebral infarction, 의증, 뇌경색)

 

환자는 2008. 5. 27. 02:00 간호사 도움하에 환의 갈아 입고, 의식은 여전히 혼동스러우며, 질문에 대답 없이 웃기만 하였고, 사지 위약감 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06:20 우측 위약감이 관찰되었다.(우측 상지 근력 : 4, 우측 상지 운동 5), 의식은 정신혼동 상태였고, 보호자 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원하였다. 2008. 5. 27. 06:35 뇌씨티 혈관조영 촬영하였다. 2008. 5. 27. 07:20 신경과 의사가 회진을 와서 환자 보고 환자 및 보호자에게 설명하여, 대퇴동맥을 통한 뇌혈관 조영술 권유하였다. 2008. 5. 27. 08:10 신경외과 의사가 방문하여 검진을 시행하였고, 경동맥 CT 촬영을 권유하여 촬영결과 좌측 내측경동맥 폐쇄, 좌측 중심 뇌동맥과 전방뇌동맥에 곁동맥화 소견이 관찰되었다. 2008. 5. 27. 08:40 경동맥 혈관 조영술 시행결과, 경동맥 혈관이 꽉 막혀 대퇴부를 통한 뇌혈관 조영술은 취소하였다. 의사는 후락 시파린으로 일단 치료하겠다고 보호자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2008. 5. 27. 16:00 주치의 전화 와서, 엠알아이 촬영하자고 하여, 16:20 경 엠알아이 촬영을 하였는데, 좌측 뇌기저핵, 내측 캡슐과 좌측 측두엽의 급성 뇌경색 소견이 관찰되었다. 20:40경 보호자 남편 방문하여, 급하게 서울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며 퇴원하겠다고 하여, 경희대학교 의료원으로 전원하였다.

 

이후 환자는 팔과 다리가 마비되었고, 반신불수상태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가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채 전원이 된 것에 대하여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무엇보다, 전원된 대학병원에서 뇌경색은 초기 3시간 안에 대학병원을 가면 내시경 주사로 혈관만 뚫어 주면 일주일 정도 있다가 퇴원이 가능하다, 환자가 너무 늦게 온 것 같다라는 설명을 듣고나서는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면서 통곡까지 하였다.

 

환자와 보호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학병원 입원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퇴원을 했다. 그러나, 환자는 계속하여 재활치료를 받지 않으면 강직이 오는 상태라 어렵지만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업친데 겹친격으로 환자는 돈이 없어서 충분히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여, 우울증까지 발생하였다. 그러다가, 삼육재활병원을 거쳐, 집 근처에 있는 휴웰병원으로 전원을 하였다. 아내의 간병비는 하루 70,000원이나 되었다. 경비근무를 하던 남편은 도저히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에 대한 간병일을 직접 해야만 했다. 남편이 직접 간병을 하다보니, 간병비는 들지 않지만, 생활비가 없어서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게 되었다. 아내는 제대로 말도 못하고, 오른쪽 팔도 못쓰고, 걸음도 제대로 못걷는 상태였는데, 이러한 아내를 볼때마다 남편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건 피해자의 남편이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아내가 의료사고를 당하였는데, 현재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사연을 들어보니, 너무 안타까왔다. 의료소송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고, 뇌경색에 대한 조기치료의무 위반에 대한 사건욕심이 있어서 한번 소송을 해 보자고 하였다. 그리고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은 소송구조를 신청하기로 하여, 소송구조를 위하여 무상거주사실확인서, 납세증명서, 재산세증명서, 기초생활수급자증명서 등 자료를 요청하였다. 법원에 소장 접수와 더불어 소송구조신청을 하였다. 인지대와 송달료, 신체감정료, 진료기록감정료에 대하여 소송구조결정이 내려졌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은 살만한 나라가 아닌가. 돈 한푼 없이 어렵고 어려운 의료소송을 제기할수 있으니 말이다.

 

1차 신체감정결과 노동능력상실율 100%로 나왔다. 사실상 사지마비상태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병원측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가사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나타난 현장애는 뇌경색으로 인한 것이므로 병원측 과실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다.

 

지극정성형인 남편은 아내에 대한 간병,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게 하였다. 그리고 특히 가시오가피라는 약을 구해서 꾸준히 복용하게 하였다. 아내는 시간이 지나면서 마비상태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렇게 재판하는 과정에서 1심만 2년이 흘렀다. 재판부가 변론을 종결하려고 하자, 병원측은 환자가 혼자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몰래 도촬한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려다가 그 사진을 보고 부득이 원고측에게 신체재감정을 명령하였다.

 

그리하여 환자는 1심에서만 신체감정을 두 번 받아야 했다. 두 번째 신체감정에서 환자는 우측 편마비와 보행이 힘든 상태, 언어장애가 있었고, 우측으로 젓가락을 할 수가 없어서 왼손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즉 우측으로는 마비가 되었지만, 좌측으로는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노동능력상실이 100%에서 69%(우측편마비 35%, 구음장애 34%)로 감소하였다. 이 모든 것은 남편의 지극정성 간호와 간병, 재활치료, 그리고 가시오가피의 복용 덕분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시오가피는 매우 비싼 건강식품이었다.

문제는 병원측 과실과 관련하여, 환자가 내원당시 3시간 안에 혈전용해제 t-PA를 투약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였다. 병원측은 환자에게 무리하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경우 2차적인 뇌출혈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 혈전용해제를 용량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고, 병원내 입원 중인 환자가 급성 허혈성 뇌경색 증상이 발견되어 3시간 이내 혈전용해제 투여가 가능했던 경우가 8-20%에 불과하므로, 환자는 혈전용해제 투여대상이 아니었다고 항변하였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병원측이 신속한 검사를 통해 조기에 급성 뇌경색 증상을 확진하였다면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약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병원이 환자가 내원하고 12시간이 경과된 시점에 후락시파린, 키산본 투약치료를 시작한 것과 내원시부터 생리식염수 정맥주사를 한 것만으로는 뇌경색 치료로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하였다. 그리하여 뇌경색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되었다는 이유로 전체 손해액의 50%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은 병원측이 항소를 했지만, 항소심에서 1심 판결 원금 정도로 조정이 되어 최종 종결이 되었다. 정리하면, 일하다가 뇌경색증상으로 편마비와 구음장애가 나타나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경우 즉시 MRI촬영을 통해 뇌경색 부위와 정도를 확진하여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 하고, 단순히 경과를 관찰하면서 생리식염수만 투여하거나 상태가 악화되고 나서 약물을 투여하는 것은 적극적인 뇌경색치료에 대한 최선의 진료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3. 뇌경색과 관련한 세 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는 병원에서 코일색전술 이후 뇌경색이 발생하여 적극적으로 정맥내 혈전용해제, 나아가 혈관조영술을 통한 동맥내혈전용해제를 투여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뇌출혈이 발생하여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재판부가 설명의무위반으로 소액의 위자료 배상판결을 내렸다. 그 이유는 의료진이 환자 본인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지 않고, 보호자인 배우자로부터 동의서에 대리 서명을 받았다는 것인데, 환자가 성인으로서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친족의 승낙으로써 환자의 승낙에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13843 판결 참조). 신체에 침습적인 시술이나 수술을 하는 경우 환자 본인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수 있는 경우 배우자로부터 대리 서명을 받은 동의서는 유효 적절한 동의서가 될수 없다는 것이다.

 

4. 뇌경색과 관련한 네 번째 이야기다.

 

대학병원 보호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보호병동에서 쓰러져 의식이 혼미한 상태가 되었다가 점점 의식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환자가 구음장애와 편마비를 호소하자, 의료진이 임상적으로 CT촬영후 뇌출혈이 아님을 확인하고, 혈당검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MRI 촬영 없이 뇌경색으로 진단하고 t-PA 혈전용해제를 투여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뇌경색은 오진이었고, 뇌출혈이 발생하여 식물인간이 된 사건이다.

 

재판부는 환자가 쓰러지는 과정에서 머리에 충격이 가해져 미세 뇌출혈이나 지연성 뇌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경련에 의한 토드마비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감별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상 뇌경색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MRI 촬영을 통한 다른 질환에 대한 감별 없이 혈전용해제를 투여한 것은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판결하면서 진료기록감정의가 혈전용해제 투여 당시 뇌경색도 의심할 수 있다는 소견이 제시되었다는 이유로 병원측 책임을 30%로 제한하였다.

 

임상에서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에서 편마비와 구음장애가 발생한 경우 무조건 뇌경색을 의심해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저혈당이나 고혈당, 약물 부작용, 토드마비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혈액검사, MRI 검사 등을 통해 감별진단할 의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사건이다.

 

5. 다섯 번째 뇌경색과 관련된 이야기는 필자가 아닌 다른 후배변호사가 수행하여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파킨슨병원으로 치료를 받아 온 환자가 갑자기 손발이 떨리고 눈이 위로 뒤집히며 오른쪽 얼굴이 돌아가면서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과 이후 손이 안으로 굽혀지면서 경직되는 발작 증상을 보이자 가족들이 치료를 하던 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그런데 병원 의료진은 뇌CT촬영후 파키슨병 치료과정에서 약물처방량 변화에 따른 일시적 발작으로 진단하고 퇴원시켰다. 며칠뒤 환자가 다시 병원에 내원하자, 병원은 입원가능한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경추와 어깨 부위 엑스레이 촬영후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했는데, 전원된 병원에서 촬영한 MRI상 우측 중대뇌동맥 부위에서 급성 내지 아급성 뇌경색 소견이 발견되었고, 이후 환자는 언어장애, 연하장애, 인지장애, 좌측 편마비 등 뇌경색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조직에 산소 및 영양분이 공급되지 아니하여 뇌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는 허혈성 뇌졸중으로, 뇌혈관이 터져서 뇌를 압박하거나 뇌조직을 손상시키는 출혈성 뇌졸중과는 구별된다. 뇌경색은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비만, 흡연, 신체활동의 감소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 혈전이나 색전에 의해 뇌혈관에 폐색이 발생하여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감소하면 뇌조직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고, 뇌혈류 감소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뇌조직의 괴사가 시작되는데 뇌조직이 괴사되어 회복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때를 뇌경색이라 한다.

 

뇌경색의 증상으로 편측마비, 안면마비, 감각이상, 구음장애 등이 있고, 위 증상들은 대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데, 기본적으로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소견으로 진단하지만, 혈관이 터져 발생한 뇌출혈의 경우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뇌출혈과 뇌경색은 그 치료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치료가 시작되기 전에 CTMRI 촬영검사를 시행하여 두 질환을 구분해야 한다. 급성뇌경색의 경우 뇌CT 촬영 결과상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이런 경우 뇌MRI 촬영을 통해 뇌경색을 확진하게 된다. 뇌경색 의심환자에게서 뚜렷한 의식변화가 관찰되면 뇌경색 범위가 확대되거나 이차손상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시 뇌 영상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뇌경색은 주로 혈전이나 색전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므로 막힌 혈관을 재개통시켜 경색의 주변부인 허혈성 반음영 영역을 괴사 없이 살리는 것이 치료의 중심이 되고, 혈전용해술을 시행하거나,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뇌혈류를 증가시키기 위한 수액제재 치료를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뇌경색 발병 3시간 전후에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하고, 6시간이 초과한 경우에는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는 항혈전요법, 스텐트삽입술, 혈관성형술 등이 고려된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이 파킨슨병의 후유증인지, 경련발작후 발생하는 토드마비인지, 뇌경색 발병에 따른 증상인지를 감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뇌경색이 발병한 경우 12시간 내지 24시간까지 일반 뇌CT촬영을 실시하더라도 별다른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다가, 그 이후 경색이 진행되면서 병변부위가 저음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므로, 급성기 뇌경색의 경우에는 그 발병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일반 뇌CT촬영보다는 뇌경색 발생직후부터 병변부위를 영상화할수 있는 확산강조MRI(diffuse weighted MRI, DWI)촬영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데 의료진이 손발이 떨리고 눈이 위로 뒤집히며 오른쪽 얼굴이 돌아가면서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과 이후 손이 안으로 굽혀지면서 경직되는 발작 증상에 대하여 뇌CT만 촬영하고 별다른 이상소견이 없다는 이유로 파킨슨병 치료과정에서 의약품처방량 변화에 따른 일시적 발작으로 진단하고 퇴원시키고, 이후 좌측 상하지마비증상이 확연해진 상태에서 확산강조 MRI 촬영 등의 추적검사를 실시해야 함에도 경추와 어깨부위 엑스레이 촬영만 실시한채 전원조치한 것은 뇌경색에 대한 조기 진단을 하지 못하고, 경과관찰을 소홀히 하여 뇌경색이 악화되도록 한 의료상 과실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인과관계와 관련하여, 뇌경색 치료를 위하여 혈전용해술을 실시할 경우 뇌출혈, 재관류 손상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고, 혈관의 재개통율도 정맥주사 방식의 경우 약 37%, 카테터를 삽입하는 기계적 방식의 경우 약 55-70% 정도에 불과하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질환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는지를 자세히 살피어 그러한 증세를 발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질환의 발생여부 및 정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치나 검사를 받도록 환자에게 설명, 권유할 주의의무가 있다(2009. 1. 15. 선고 200860162판결 등 참조)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다. 결국 이 사건에서 환자에게 기존에 파킨슨병이라는 기왕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은 환자가 호소하는 편마비나 구음장애 등 증상이 발생한 경우 뇌경색 진단을 위하여 확산 강조 MRI를 촬영하여 뇌경색을 조기에 진단하여 혈전용해제 등으로 치료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뇌경색과 관련한 과실점은 환자가 편마비나 구음장애 등을호소한 경우 적극적으로 영상검사를 하여 뇌경색을 확진했는지 여부, 뇌경색을 진단한 경우 혈전용해제 치료를 했는지 여부 등에 있어서 법원은 뇌경색 조기진단 및 치료의무 위반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고 뇌출혈을 일으킨 사건의 경우 아직 판결이 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름 기회에 추가하고자 한다. .

Posted by 이인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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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30 0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같은 열정으로 지금도 임해ㅈ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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