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2세의 젊은 의사(소아청소년과 전공의 2년차)20192136시간 연속 근무 중 숙직실에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2012년 전공의의 과로사 이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2015. 12. 22. 법률 제13600호로 제정, 이하 전공의법이라 약칭함) 제정, 시행된지 3년 만에(전공의법은 2016. 12. 12.자로 시행됨) 또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신형록 전공의(이하 망인이라 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했지만, 부검으로 사인(死因)을 명확하게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9. 7. 30. 망인의 유족들이 청구한 상병인 심장질병(급성 심장사)’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다. 망인의 산재인정이 된 쟁점과 그 의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2. 기초사실 정리

 

. 망인의 건강 이력

망인은 2018. 4. 19. 건강검진 당시 키는 183cm이고, 몸무게는 85kg이었다. 혈압은 118/65,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으로 확인되었다. 의심질환이나 유사 질환 등은 해당 사항이 없었고, 복부 비만으로 근력운동이 필요한 상태였다. 망인은 2017. 2. 14. 건강검진결과 음주는 적정으로, 흡연은 비흡연으로 조사되었다.

 

. 망인의 근무 이력

망인은 2016. 3. 1. K병원에 인턴으로 입사하였고, 2017. 3. 1.자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년차를, 2018. 3. 1.자로 전공의 2년차로 근무를 하였다. 그리고, 2019. 2. 1. 2년차 전공의 근무 1달을 남겨두고 숙직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유족측은 망인은 20191월경부터 사망시까지 4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115시간 32분이고, 사망 전 12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117시간 50분이며, 201810월경 본래 전공의 4명이 처리해야 할 업무를 전공의 2명이 처리하여 업무부담이 가중되었으며, 20191월경부터 소아중환자실을 담당하게 되었고, 과중한 책임감으로 극심한 긴장상태에 있었으며, 사망 당일 새로운 소아환자가 중환자실로 이동하여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병원측은 망인의 수련환경에 문제가 없었고, 과로사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하루 4시간 휴식 시간을 주었으며, 주당 80시간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 망인의 사망 경위 및 부검결과

망인은 2019. 2. 1. 09:00경 숙직실 안 1층 침대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상태에서 사망한 채로 동료 의사에 의해 발견되었다. 유족들은 부검을 의뢰하였고, 부검결과 망인의 사망원인은 해부학적으로 불명이나, 제반 정황 및 관련 자료 일체의 내용을 검토한 결과 심장질병(급성심장사)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 질병판정위원회의 결정내용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9. 7. 30. 망인의 유족들이 청구한 유족급여신청에 대하여 망인이 해당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하여 과도한 정신적 긴장 및 스트레스를 받은 정황도 확인되므로 이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이 사망 이전에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과로 및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신청 상병(사인)과 업무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 된다고 결정하였다.

 

3. 산재 인정의 쟁점 및 의의

 

. 산재인정의 쟁점

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 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함)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으로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해야 한다.(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본문)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 업무상 장해나 사망으로 보지 않는다.(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본문)

 

,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수행성 뿐만 아니라 업무기인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업무를 수행하다가 사망을 하는 경우 업무수행 중 사망이라는 재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업무수행성이 인정되지만, 사망의 원인이 업무로 인한 것이 아닌 개인의 질병으로 인한 것이면 업무기인성이 인정되지 않아 상당인과관계가 불인정되어 업무상질병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산재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바로 이 업무기인성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산재보험법 시행령에서는 업무기인성과 관련하여 업무상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근로자가 뇌혈관 질병이나 심장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 뇌혈관 질병이나 심장질병이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경우는 아니어야 한다.

둘째, 사망원인이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긴 경우라야 한다.

셋째,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환경의 변화 등으로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이다.

넷째,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인과중한 업무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이다.

다섯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경우에도 그 질병의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시간적·의학적으로 명백한 경우이다.

 

업무기인성과 관련하여 위와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산재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유족측이 회사로부터 위와 같은 자료를 제출받아서 업무기인성을 입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측은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무시간이나 근무경력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있기 보다는 형식적인 근무일지나 근무시간표를 갖고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더더욱 회사측이 제시한 근무일지나 근무시간표 만으로 근무시간에 관한 실제적 진실을 밝히기는 더욱 어렵다.

 

실무에서 근로자의 육체적 과로 상태 및 정신적 긴장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거나, 근로자측과 사용자측 사이의 주장에 다툼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발병 전 24시간 이내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병변 등이 그 자연 경과를 넘어 급격하고 뚜렷하게 악화된 경우, 발병 전 1주일 이내 업무량이나 업무시간이 일상 업무보다 30%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 ·책임 및 업무환경 등이 일반인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 발병 전 3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일상적인 업무에 비해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발생시켰다고 인정되는 업무적 요인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상태가 있는 경우 업무기인성을 인정하고 업무상 재해 사망을 인정한다.(노동부 고시 제2008-43)

 

이 사건에서는 망인의 업무상 질병 인정과 관련하여 주요 쟁점이 되었던 것은 실제 근무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여부(병원에서 제출한 당직표와 의국내 실제 당직표가 일치하는지 여부), 휴게 시간을 임의로 제외한 허위당직표가 존재하는지 여부(전공의의 실제 근무시간이 고의적으로 조작되거나 은폐되는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 등이었다.

 

질병판정위원회가 인정한 내용을 보면, 망인은 2년차 전공의로 신생아 집중치료실, 소아집중치료실, 소아내분비 분과 및 기타 소아청소년분과의 입원환자의 주치의로서 역할을 하고 신생아실에서 퇴원하는 신생아 상담 및 병동, 집중치료실에서 퇴원시 육아 상담을 시행하며, 소아청소년과 진료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특수검사 수기 습득 및 1년차 전공의를 백업(backup)하면서 업무를 지도하였다. 망인은 사망하기 전 1주일 동안 약 113시간 43분을 근무하였고, 사망하기 전 4주 동안 1주 평균근무시간은 약 100시간 56분이며, 사망하기 전 12주 동안 1주 평균근무시간은 약 98시간 3분이었다. 망인이 근무한 소아청소년과는 2018. 10. 7.부터 1년차 전공의가 4명 정원에서 2명으로 결원되었고 망인의 사망시까지 충원되지 않았다. 망인은 주 6일 근무로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를 쉬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쉬는 날도 근무한 적이 있으며, 정규 근무시간은 07시부터 18시까지, 야간당직근무는 18시부터 다음날 07시까지 근무하였다. 산재조사과정에서, 길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당직표가 허위 혹은 이중으로 작성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4주 동안 1주 평균근무시간은 약 101시간으로 전공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대치인 8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전공의법 제7조 제1항 위반)

 

질병판정위원회는 유족측과 병원측 간에 다툼이 있는 망인의 근무시간에 관해 객관적으로 망인이 4주 동안 1주 평균근무시간이 약 101시간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하여 과도한 정신적 긴장 및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러한 질병판정위원회의 업무기인성 인정은 앞으로 동일, 유사한 사건에서 전공의가 전공의법 제7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 4주 동안 1주 평균근무시간 최대치인 8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 이력이 확인되면 업무기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전공의의 과로사와 관련하여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산재인정의 의의 - 수련환경을 돌아보는 계기

 

산재사고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나 의료사고 등 모든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고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제2, 3의 동일 유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고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되어야, 사고에 직, 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병원측은 피해자에게 사과 및 재발방지대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고인의 사망에 대한 산재인정으로 다시 한번 전공의의 열악한 수련환경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이라 함)은 동일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야 하는데 뜻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1) 전공의법, 시행령, 시행규칙 제개정의 필요성

 

국회는 2019. 1. 15. 전공의법을 개정하여, 수련환경 개선 및 전공의의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 및 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을 심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함)를 두고, 보건복지부장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수련병원 등의 장에 대하여 보고, 관련 서류의 제출 및 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수련 병원 등에 출입하여 관계인에게 질문하거나, 관련 장부·서류 등을 조사 또는 검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전공의법 제15, 16조 참조)

 

개정된 전공의법은 전공의의 근무시간보다는 전공의 폭행, 이동수련, 전체 수련병원이 아닌 전문과목별 수련취소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법 시행은 20197월부터이고, 시행령은 2019. 7. 16. 일부 개정되었고, 시행규칙은 2019. 7. 18. 일부 개정되었다.) 개정된 전공의법은 고인의 산재인정과 관련하여 전공의의 근무시간 개선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반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법이 일부 개정되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되었다는 점과 보건복지부장관이 위원회에 대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만, 근로시간에 대한 개정 없이는 실질적으로 전공의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전공의의 지위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이번 망인의 산재인정을 계기로 전공의법 중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개정하는 입법이 필요함은 전공의의 직업수행의 자유,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로부터 진료 받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산재 사고시 근무시간을 인정하는 객관적인 자료제출에 있어서 병원측에서 제출한 당직표가 실제 의국내 당직표와 불일치하는 경우, 휴게 시간을 임의로 제외한 허위당직표가 존재하는 경우, 전공의의 실제 근무시간이 병원측에서 임의로 작성한 서류에 의해 고의적으로 조작되거나 은폐되는 문제가 확인되는 경우 등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정황이 드러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은 반드시 수련기관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현행 전공의법 제13조 제2항에는 임의적 취소규정을 두고 있고, 구체적인 지정취소 기준 및 절차, 방법은 시행규칙에 위임을 하고 있다.) 그리해야만, 과도한 근무시간으로 산재사고 발생시 근무시간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해 업무기인성이 불인정되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2) 전공의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도한 근무시간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계기

 

대전협이 전공의 과로 실태 파악을 위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공의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조사내용에 의하면, 전공의 81.1%가 평소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고,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과도한 업무나 불필요한 콜 등 업무 관련 이유가 86.5%를 차지한다고 하였다.(전국 90여 개 수련병원의 660여 명의 전공의가 참여함).

 

수련규칙 평가항목을 보면, 주당 최대수련시간은 1주일에 88시간(교육적 목적을 위해 1주일에 8시간 연장 포함)을 초과해서는 안되고, 최대연속 수련시간은 40시간(응급상황 발생한 경우 포함)을 초과해서는 안된다고 규정이 되어 있다.

항목

내용(준수 기준)

주당 최대 수련시간

4주의 기간을 평균하여 1주일에 80시간 초과 금지 (교육적 목적을 위하여 1주일에 8시간 연장 가능)

최대연속 수련시간

연속하여 36시간을 초과하여 수련하게 하여서는 아니됨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연속하여 40시간까지 수련 가능)

응급실 수련시간

1회 최대 12시간까지 수련할 수 있으며, 수련 후 수련시간 이상의 휴식을 부여

야간당직일수

4주의 기간을 평균하여 1주일에 3회 초과할 수 없음

(응급실 수련) 주 평균 4회를 초과할 수 없음

당직수당

당직시간 및 당직일수 고려하여 관련 법령에 따라 지급

연속수련 간

최소 휴식시간

전공의법 제7조 제3항에서 정한 연속수련 후 최소 10시간의 휴식시간 부여

휴일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24시간) 부여

연차 휴가

의무지급 연가 부여

그러나, 이번 고인의 사망 이후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수련시간 관련 조사에서 해당 병원은 최대 수련시간 80시간 초과, 최대연속수련시간 36시간 초과, 연속수련 후 휴식시간 10시간을 부여하는 기준을 전부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고인의 과로사를 통해서, 전공의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공의에게는 과도한 근무시간이 존재한다는 엄연한 현실을 다시 한번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3)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바라보는 산재인정의 의의

 

대전협은 전공의법이 규정하는 주당 최대수련시간 80시간, 최대연속 수련시간 36시간 연속 근무는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고, 현재와 같은 시스템 하에서는 언제든지 제2, 3의 고인과 같은 전공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인의 경우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객관적 근무시간을 파악하여 업무기인성을 인정하였지만, 고인의 사망과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 여전히 병원에서 제출한 당직표와 의국내 실제 당직표가 일치하지 않을 위험성, 휴게 시간을 임의로 제외한 허위당직표가 존재할 가능성, 그리하여 전공의의 실제 근무시간이 고의적으로 조작되거나 은폐되는 문제가 있을 위험성이 늘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하여 질병판정위원회가 고인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한 점을 매우 환영하며, 질병판정위원회의 결정이 전공의의 업무상 과로로 인한 재해를 근절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전공의 과로는 결국 환자 안전, 그리고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환자 안전과 전공의 과로 재해 근절을 위해 야간 당직 시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 입원전담전문의(의사 인력)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병원평가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 비율을 포함하고 별도의 재정지원을 마련, 추가 보조 인력을 통해 환자 진료와 관련 없는 업무를 재조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정,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 개편을 통해 피교육자인 전공의 참여를 높이고 매년 수련환경 평가를 공개하여 결과에 따라 우수 수련병원을 지정, 전공의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미준수 건별 혹은 전문과목별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시정명령 이후 무작위 추출을 통해 현지평가를 시행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 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도 이번 산재인정의의 주요한 의의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인의 산재승인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특별근로감독 등으로 제2, 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의의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4) 고용노동부가 인정하는 과로 기준과 비교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4주 연속 평균 64시간 이상, 12주 연속 평균 60시간 이상 근로를 과로 기준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 역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는 것이 분명함에도 특수 분야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4주 연속 80시간 근무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전공의가 피교육자로서 신분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고용노동부가 과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근무시간보다 무려 16시간을 더 근무하도록 한 것은 전공의의 근로환경 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임을 다시 한번 정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고, 향후 전공의법 개정 등을 통해서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과로 기준 등으로 전공의 근로시간을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 보건복지부의 후속조치 확인의 필요성

 

2019. 2. 14.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8년 수련환경평가 결과 전체 수련기관(244) 38.5%가 법령을 준수하지 않아 수련병원 94(상급종합병원은 전체 42곳중 32, 76.2%가 수련규칙을 준수하지 않음)에 대해 전공의법에 따라 과태료(100-500만원) 및 시정명령(의무이행기간 3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되어 있다. 이는 201712월 전공의법이 시행된 이후 첫 행정처분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고인의 사망 사건을 통해서, 첫 행정처분에 대한 시정명령 이행에 대해서 이행기간 종류 후 전수 점검 예정,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공의법 제13조 제2항 제5호에 따라 수련기관 지정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4. 맺음말

 

미국에서는 주치의 1인이 안전을 담보하면서 책임질 수 있는 환자 수가 최대 15명 선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전공의 1명당 평균 입원환자는 20명이 넘고, 당직 근무 시에는 평균 100명이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환자의 안전과 안전한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교수와 전공의 모두 과로하고 있는 현실에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고, 전공의는 휴게시간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로 계속되는 긴장 상태 속에서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 환자가 안전하고 전공의가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번 고인의 사건을 계기로, 전공의의 근무시간을 고용노동부가 인정하는 과로 기준까지 줄이고, 전공의 근무시간을 조작하거나 은폐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수련병원 취소를 필요적으로 규정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도록 하며, 입법의 보완시까지는 야간당직 시 담당 환자 수 제한과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확대 등을 시행하여 실질적으로 전공의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전공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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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인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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