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2013-10-22 회차973회

 

 

PD 수첩 973회 바로보기

 

973회 진료비 부당청구의 비밀

 

병원의 진료기록은 조작될 수 있다? 병원의 진료내역을 기재하는 기존 수기 의무기록이 전자의무기록(EMR)으로 바뀌며 효율은 높아졌지만 위·변조도 쉬워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대형병원에서 관례적으로 시스템에 수술내역을 부풀려 기재함으로써 부당청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PD수첩]이 취재한 결과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병원들에서 조작 및 허위청구가 전자의무기록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피해자가 얻은 정보는 이미 병원이 수정한 정보일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전문적 의료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나의 의료정보가 언제 어떻게 접근되고 조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병원 관계자들이 직접 증언하는 EMR의 비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민국 의료소비자들은 무엇을 알아야 할까?

 

▶ 당신의 진료비가 부당청구되고 있다!

 

“환자들은 모를 것이라 판단했을 거예요. 그리고 병원 측에 부당청구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도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외부 기관에 제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이영진(가명) 부당청구 피해자

 

포털 게시판에 한 대학병원의 부당청구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불법행위를 주도한 의사와 물리치료사 등 4명의 혐의를 증명해낸 단서는 다름 아닌 진료내역서. 글과 함께 올려진 진료내역서에는 병원이 허위 작성한 진료 코드와 치료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영진 씨가 입은 피해를 입증하는 빈틈없는 기록을 [PD수첩]이 단독취재하고 종합병원의 부당청구 실태를 파헤친다.

 

“대형병원에서 실제 하지 않은 수술을 했다고 코드를 넣을 수 있어요. 그만큼 위쪽에서 압력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현직 의사1

 

제작진은 현직 의사 및 병원 관계자들에게서도 병원 내에서 진료 코드의 허위 기재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일반인들은 파악하기 어려운 치료 항목 코드를 교묘히 조작해 진료비를 청구하고 있는 종합병원들.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관리되고 있기에 직접 수술한 의료진도 아닌 직원이 수술 코드를 입력할 수 있는 것일까?

 

▶ 병원의, 병원에 의한, 병원을 위한 EMR?

 

자신이 10년간 간호사로 근무해온 종합병원의 중환자실에서 남편을 떠나보냈던 은경(가명) 씨. 그런데 2년 뒤, 은경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다. 전자의무기록상의 진단서에서 당시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내용을 발견한 것. 그녀는 병원 측에서 처음부터 결핵으로 진단한 것처럼 의무기록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큰 병원들 같은 경우는 어떠냐면 시스템부터 자체적으로 다 만들어요. 수정한다
거나 그런 것들은 가능하죠. 아니면 데이터를 지울 수도 있고...”  -EMR 업체 관계자

 

위, 변조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EMR. 하지만 제작진이 직접 만난 EMR 업체 관계자에 의하면 예전보다 기록의 수정과 삭제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수정된 흔적까지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EMR이 환자의 진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병원의 부당청구를 돕고 의료사고시 기록 조작을 하는 데 이용되고 있었던 것. 게다가 취재 결과 서울 시내 6개 대형병원이 자회사 형태로 의료정보 시스템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 3자의 감독 없이 병원의 권역 안에서만 운영되는 EMR은 결국 병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남용될 위험성을 품고 있다. 공식화된 표준도 없이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현행 EMR 체계의 문제점을 [PD수첩]이 취재했다.

 

▶ 대형병원들의 부당한 이윤 추구 이대로 괜찮은가?

 

경기 침체로 대형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가운데, 모 대학병원에서는 검사 실적을 지난해보다 5% 늘리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끊이지 않는 진료비 확인신청건 중 특히 종합병원에서 부당하게 청구된 것으로 드러나 환불 조치되는 진료비만 매년 수십억 규모. 대형 기업화된 종합병원의 수익 위주 경영은 과잉진료, 부당청구와도 무관하지 않다.

 

“기본 CT, MRI, 초음파 검사를 무조건 다 해요. 오너가 그걸 원하니까요. 그쪽은 워낙 적자기 때문에 안 그럴 수가 없거든요.”  -현직 의사2

 

병원의 부적정한 진료를 감시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의 마련이 시급한 현재, EMR을 통한 의무기록의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변경 내역을 보존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7월 발의되어 계류 중이다. 병원의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과 함께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길은 무엇인지 [PD수첩]이 점검해 본다.

 

Posted by 이인재변호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