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교정과 과다발치, 그리고 계속되는 인연

 

 

교정치료를 위해 상하좌우 8개 치아를 발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대한민국 치과교정전문의가 권유를 한다면 거절할수 있을 것인가. 언뜻 생각해도 교정치료를 위해 8개의 치아를 발치한다면 이해가 어려운데, 어떻게 8개의 치아를 뽑고 교정치료를 받게 된 것일까.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통상 교정치료를 하기 위해 발치를 하는 이유는 체인으로 치아를 당겨서 가지런하게 맞추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교정치료시 치아의 형태나 배열에 따라 발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발치 없이 교정만으로 가능한 경우도 있다. 많은 경우 발치를 하는 경우 상하좌우 4개 치아를 발치하여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교정치료를 하면서 8개 치아를 발치하여 치아가 눕고, 부정교합이 발생한 기가막힌 사건이 있다.

 

환자는 2003년경 직장 동료 소개로 서초구에 유명한 치과를 방문하여 돌출입 교정 상담을 받았다. 처음에 치과원장은 돌출입 치아교정을 위해서는 송곳니 다음의 4번째 치아 상하좌우 총 4개를 발치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환자는 치과원장의 지시대로 2003. 2. 22. , 아래, , 우 총 4개의 치아를 발치하였다. 환자는 발치후 2주에 한번 정도 치과를 방문하여 교정치료를 받았는데, 110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돌출입이 덜 들어갔다고 하면서 작은 어금니 상하, 좌우 총 4개의 치아를 더 발치하도록 권유하였다. 환자는 우선 4개 치아를 발치한 상태에서 다시 작은 어금니 치아를 상하좌우 4개를 더 발치하는 것이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처음에 반대를 하였다. 그러자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추가 발치 교정이 현재 국내에 많이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교정치료에서 성공한 사례가 몇몇 있다고 설득하였다. 또한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이러한 성공한 사례를 논문에 기재할 의향이 있다고 하면서 추가 발치를 하더라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아울러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추가발치를 하면 치아는 정상적으로 들어가고 얼굴윤곽도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으며 긴 얼굴형도 짧아지는 등 외관상 훨씬 보기 좋을 것이라고 하면서 추가발치를 권유하였다.

 

당시 환자는 치아발치에 관한 의료지식이 충분히 없었던 터라 치과원장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아 들여 2004. 12. 11. 상악 5번째 치아 2개를 우선적으로 발치하였다. 환자는 아무래도 너무 많은 치아를 한꺼번에 많이 발치하는 것이 걱정이 되어 치과원장에게 아랫니 추가 발치는 하지 않으면 안되냐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오히려 윗니의 배열을 맞추기 위하여 반드시 아랫니도 발치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하여 환자는 부득이 2005. 1. 3. 하악 5번째 치아 2개를 발치하여, 총 상하좌우 각 2개씩 8개의 치아를 발치하였다. 이후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추가로 사랑니 발치를 권하였지만, 환자는 더 이상 무리한 발치를 하지 않아야 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사랑니 발치는 거부하였다.

 

문제는 2005. 1. 3. 최종 추가 발치 이후 교정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어금니를 중심으로 모든 치아들이 입 안쪽으로 기울어지는 증상(일명 합죽이 증상)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합죽이 증상 뿐 아니라 환자는 잇몸이 전과 달리 자주 붓기 시작하였고, 통증 또한 전과 달리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처음에 교정치료를 받은 목적은 돌출입으로 윗니의 문제였으나, 추가 발치 이후부터 윗니뿐 아니라 아랫니의 치열상태가 최초 교정치료하기 전보다 더 뒤틀리기 시작하여 미관상 더욱 좋지 않게 되었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환자의 치아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환자는 더 이상 치과원장을 믿고 계속 교정치료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고, 치과원장에 대하여 추가발치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통증 지속현상, 미관상태불량, 치아 흔들리는 것, 잇몸이 붓는 것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였다. 그럼에도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면서 계속 교정치료를 받으라고만 하였다. 교정기간은 계속 늘어났고, 처음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아랫니의 배열이 자꾸 이상하게 되어, 환자는 계속하여 불만을 표시하였다. 그럴때마다 치과원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결과가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치과원장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전체 치아는 계속하여 안쪽으로 눕게 되었고, 급기야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이거 이빨들이 왜 이렇게 버릇이 없어라고 농담까지 하였다. 그제서야 치과원장은 환자에게 아랫니의 교정기를 풀고, 좀 교정치료를 쉬어 보자고 권유하였다. 이후 치과원장은 교정기를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였다. 환자는 더욱 불안감에 사로 잡혀 치과원장에게 교정치료를 이대로 계속 해도 되는 것인지, 치아와 잇몸에 이상이 없는지 물어보았지만, 치과원장은 자세한 설명은 피하면서 결과가 좋아질 것이니 기다려 보자고만 하였다. 환자는 아랫니의 치아가 기울어지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교정 상태의 악화로 인해 통증이 더욱 심해져서 더 이상 치과원장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환자는 치과원장에게 개인적으로 불안해서 다른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겠다고 하면서 교정치료를 중단하였다.

 

환자는 2005. 12. 16. 강남에 있는 어느 치과를 내원하여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환자의 사랑니만 제외하고 모든 치아의 배열이 다 기울어져 있었고, 잇몸이 많이 상해 있었으며, 이 뿌리가 잇몸에 비칠 정도로 상해 있었다. 그리고 추후 치아를 잇몸 속으로 옮기는 역교정과 함께 발치 공간이 너무 커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무리한 교정치료로 인하여 치근이 많이 녹아 있는 상태이고, 어금니들이 모두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 매우 조심스럽게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교정과 임플란트 시술이라니, 환자는 도무지 현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치과를 내원하여 진찰을 받았다. 그곳에서 다른 치과 원장은 환자에게 치과 교정전문의가 치아교정을 한 것 같지 않다고 하면서 교정치료를 한 원장에 대하여 검색을 해 보았다. 그러고 나서는 환자에게 그 치과원장은 교정학회 회원이 아니며, 교정학회에서 탈퇴하였다고 하면서 돌출입교정을 위해 불필요한 발치를 많이 하여 정상적인 치아까지 다 상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추후 치료를 위해서는 치주질환 치료 및 누워 있는 치아를 모두 세워야 하고, 발치공간은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환자는 몇몇 교정 전문의들의 부정적인 진찰소견에 따라 더 큰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기고 하여 2005. 12. 30. 연세대학교 치과병원을 내원하여 백형선 교수로부터 검사 및 진찰을 받았다. 그 결과 환자는 상하악 제1,2 소구치의 결손, 상하악 전치의 설측 경사, 상하악 전치부의의 치조골 및 치근 흡수, 상악 양측 측절치 원심 부위의 공간, 하악 전치부의 공간, 하악의 심한 만곡, 하악 제1,2대구치의 설측 경사, 양측 구치의 2급 관계를 동반한 2급 부정교합으로 진단되었다. 또한 보철치료를 동반한 교정치료를 시행하거나 골격성 2급 부정교합 및 수직적 문제의 해결을 원할 경우 악교정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아아 어쩌란 말인가. 젊은날에 교정치료를 받고 치러야 하는 대가 치고는 너무나 가혹하였다. 그리하여 환자는 의료소송을 하기로 결심하고, 필자를 방문하였다. 8개 과다발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최초로 접수되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심리를 위해 신체감정과 대한교정학회에 사실조회 등을 채택하였다.

 

재판부는 우선 돌출입의 교정은 치아 발치 혹은 악교정 수술을 통하여 하게 된다는 사실, 치아의 발치를 통한 돌출입의 교정은 치아를 발치하여 발치된 공간으로 전치를 후방이동시키는 방법을 말한다는 사실, 이 경우 상악과 하악의 좌우 방법으로 행하며, 상악과 하악의 좌우 제1소구치(4)를 각 발치하여 그 발치된 공간으로 전치를 이동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피고가 시술한 제1소구치 외에 제2소구치까지 8개의 치아를 발치하여 교정을 하는 방법은 외국의 연구 논문 등에서 인용되고 있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확립된 보편적인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피고는 외국의 연구사례를 들어 이러한 시술방법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충분한 양의 사례와 부작용에 관한 연구가 없는 상태에서 몇가지 시험적인 연구사례가 있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그 시술방법이 보편화된 타당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발치공간이 커지기 때문에 발치공간의 완전한 폐쇄가 어렵고, 이로 인하여 발치공간으로 치아가 쓰러질 위험성이 높다고 사실을 인정하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실인정을 기초로, 피고는 원고에게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무리한 방법으로 돌출입 교정을 시도함으로써 원고에게 광범위한 치근흡수와 잇몸퇴축 및 치아동요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켰으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8개의 치아를 발치하는 방법은 보편화되어 있는 방법이 아니고, 발치공간이 커서 치아가 쓰러질 위험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방법에 의한 교정을 위하여는 치아의 상태 등을 면밀하게 관찰하여야 하고, 시술을 받는 환자에게도 그 의미와 위험성 등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여야 한다. 특히 환자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과 직결된 응급수술 등이 아니라 미용을 위한 교정수술에 있어서는 환자에게 수술의 의미와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숙려한 후 시술받을지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피고가 부작용 등에 관하여 설명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부작용의 가능성이 큰 시술을 감행하였는바, 이는 시술상의 과실은 물론 원고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피고의 위와 같은 시술방법이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연구사례 등에서 실제로 효과를 본 시술방법인 점, 피고의 설명이 불충분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8개의 치아를 발치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치료에 응한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범위를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소송은 3년동안 심리가 이루어졌고, 치과원장은 1심 판결을 받고 항소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치과원장이 원고에게 손해배상 판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었다. 지금 현재 병원의 경제적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러니, 대리인을 통해서 집행을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기다려달라는 시점까지 기다려 주었다. 또한 지연이자 일부를 면제해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판결금을 지급하지 않아 원고측은 부득이 병원의 임차보증금에 대한 가압류 신청, 병원의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진료비 채권에 대해서도 가압류 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나서 1년이라는 시간 뒤에 피고는 두 번에 걸쳐서 판결금을 지급하였다. 이로써 분쟁은 종결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의뢰인은 사이버대학교 직원이었다. 그녀는 변호사님, 이번에 저희 학교에 생활과 법률 강좌가 개설되는데 변호사님께서 맡아주실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인터넷 강의로 이루어지고, 처음에 교안을 작성해서 주시면 강의를 위한 컨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학기초반에 동영상 강의를 녹화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나는 사이버대학교 생활과 법률 외래교수가 되었다. 인연이란 피천득의 아사코와의 만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건을 통해 만났지만, 사건 종결 이후에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변호사들이 제일 좋아하는 인연인 것이다. 물론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지 않은 의뢰인도 있겠지만. 벌써 7년째 계속되는 사이버대학교 강의를 할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의뢰인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변호사들은 늘 이러한 사건을 통한 인연에 목말라 있다. 그리고 법조인들끼리 대화를 나눌때는 이러한 인연을 자랑삼아 이야기 한다. 사건만 이야기하면 지루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

Posted by 이인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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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정자 2019.08.11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중생입니다 초등6학년때 교정치료위해 네개를 발취 이년후에 보철을제거하고 보니 앞이 두개가 바늘구멍이 나있읍니다 치과 원장은 양치 부족으로 구멍 생겼다고 합니다 그멍 땜을 할때 치료비를 삼십만원받고한달후 땜이 떨어져서 다시 했어요 이제 중학교 여학생 인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조언이 필요합니다 법적으로 해결해 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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